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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자카르타] 7년 만의 봄·만3천명 들썩인 인도네시아, '이것이 염혜선의 힘'

"염 언니의 공을 때려보고 싶어요."정관장 세터 염혜선은 인도네시아 올스타 팀과 친선경기를 앞둔 지난 19일 뜻깊은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인도네시아 올스타 팀의 주장이자 미들블로커인 아구스틴 울란다리가 '염혜선의 공을 받고 싶다'라고 말한 것. 염혜선은 "선수가, 그것도 타국 선수가 나와 함께 뛰고 싶다고 말하니까 정말 기뻤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이들의 꿈은 이튿날(20일) 바로 이뤄졌다. 2세트까지 정관장에서 뛰던 염혜선이 3세트 시작과 함께 돌연 인도네시아 올스타 팀으로 깜짝 이적하면서 아구스틴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이날 경기는 친선경기인 데다, 인도네시아 배구 열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열린 이벤트성 경기였기에 깜짝 트레이드가 가능했다. 메가와 함께 인도네시아 올스타 팀 코트 위에 선 염혜선은 세트 스코어 0-2로 끌려다니던 인도네시아 팀을 확 바꿔 놓았다. 처음 호흡을 맞추는 데도 위화감이 없는 플레이로 인도네시아의 공격을 이끌었다. 환상적인 백토스는 물론, 팀 멤버간 호흡이 필요한 파이프 공격까지 만들어내며 인도네시아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언니의 공을 때려보고 싶다'는 아구스틴을 위해 속공 공격을 집중적으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또 서브 범실한 멤버에겐 "세 번 실수하면 아웃이야"라고 농담을 건네는 등 인도네시아 팀의 분위기도 바꿔 놓았다. 경기력뿐 아니라 분위기까지,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타국 팀을 확 바꿔 놓은 염혜선의 '힘'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건 이미 염혜선이 소속팀 정관장에서 해오던 일이다. 지난 2023~24시즌 정관장이 7년 만에 봄 배구에 오른 데에도 염혜선의 공이 컸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지난 시즌 염혜선의 토스와 경기 운영이 좋았다"라고 그를 칭찬했다. 박은진과 노란도 "(염)혜선 언니가 잘 이끌어준 덕분에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라며 염혜선의 존재감을 자랑하기도 했다. 염혜선은 "남들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나 먹고살기에 바쁘다"라고 농담하면서도 "어린 선수들에게 쓴소리도 많이 하고, 훈련할 땐 웃음기 싹 빼고 다그치기도 한다. (주장인) 나부터 집중해야 선수들도 훈련에 열중할 수 있고, 훈련 중에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집중하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라며 자신은 무서운 선배라고 말했다. 염혜선은 시즌 중 야간 훈련을 자처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솔선수범은 자연스레 후배들을 움직이고 그를 따르게 만들었다. 염혜선은 "후배들과 꽤 오랜 시간 지내다 보니 팀워크가 생겼다. 지난 시즌은 선수들과 호흡이 정말 잘 맞았다. 배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고, 후배들이 잘 따라준 덕분에 봄 배구라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라며 미소 지었다.염혜선은 지난봄 수원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다녀왔다. 다가오는 시즌, 더 높은 곳을 보기 위해 '사전답사'를 다녀왔다. 염혜선은 현대건설 시절 두 개의 별을 달았지만 마지막 우승은 8년 전(2015~16시즌)으로 꽤 오래됐다. 염혜선은 "(탈락의) 아쉬움이 커서 가기 싫었지만 내심 보고 싶었나 보다. 내년엔 저 자리에 우리가 꼭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돌아봤다. 새 시즌 정관장은 이소영의 이적(IBK기업은행)이라는 변수를 맞는다. 보상선수로 표승주가 왔지만 전력에 변화가 있다. 염혜선은 "선수가 바뀌어도 정관장은 정관장이다"라면서 "다시 도전하는 입장에서 더 올라갈 테니 응원 많이 해달라. 팬들에게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 드리겠다"라며 다가오는 시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윤승재 기자 2024.04.2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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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자카르타] 노란 움직인 '피겨여왕' 김연아의 한마디,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피겨 여제' 김연아가 선수 시절 한 방송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스트레칭을 할 때 어떤 생각을 하면서 하나"라는 질문에 시크하게 "그냥 한다"라고 답한 모습이 하나의 '짤방'으로 박제돼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김연아의 반응처럼 무심코 웃어넘길 법한 말이었지만, 정관장의 주전 리베로 노란은 달랐다. 그는 "생각을 비우게 된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노란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2022년 아킬레스건 부상 이후 처음으로 뛰는 풀타임 시즌이었지만 초반부터 크게 흔들렸다. 1라운드 당시 그의 리시브 효율은 24.18%. 주전 리베로에게 기대할 만한 성적은 결코 아니었다. 노란은 당시를 두고 "생각보다 배구가 너무 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멘털적으로 크게 무너졌던 것 같다. (부상 복귀 후 첫 풀타임 시즌이라는) 부담감에 짓눌려 있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노란은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의 조언에 따라 명상과 명언 듣기를 반복한 게 도움이 됐다. 여러 영상을 찾아보던 노란은 김연아의 '그냥 해' 영상에 꽂혔다. "배구가 잘 안될 때 이런저런 생각이 너무 많았다.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지고 혼란스러웠다"라고 당시를 돌아본 노란은 "김연아의 말처럼 '그냥 해보자'라고 단순히 생각한 순간부터 마음이 편해지고 배구가 잘되기 시작했다. 생각을 비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7년 만에 오른 플레이오프(PO)에서도 '그냥 해' 마인드는 빛을 발했다. 2016~17시즌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 정관장 선수들은 PO 1차전서 긴장감 역력한 모습으로 경기를 하다 패했다. IBK기업은행(2012~2016년)에서 여러 차례 봄 배구 경험을 했던 노란도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의 포스트시즌에 들떴었다. 어떻게든 잘해보려고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하지만 대전 홈으로 돌아온 2차전에선 승리했다. 노란뿐만 아니라 선수단 모두가 '그냥 해' 마인드를 장착했다. 노란은 "(염)혜선 언니가 선수들에게 '어떤 결과를 얻든 후회없이 하자'고 격려한 게 선수단을 움직인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비록 챔피언 결정전까지 오르지는 못했지만, 노란을 비롯한 선수들은 긍정적이었다. 그는 "'조금만 더 잘하면 우승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된 시즌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우여곡절을 딛고 한 시즌을 잘 마무리한 노란은 FA(자유계약선수) 재계약이라는 보상을 받았다. 3번째 FA 자격을 얻은 그는 1억8000만원(연봉 1억5000만원·옵션 3000만원)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정관장에 남았다. 노란은 "지금 이 멤버들과 다시 한번 (포스트시즌에) 도전하면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에 주저 없이 계약을 맺었다. 혜선 언니를 비롯한 선수들 케미가 너무 좋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다만 새 시즌엔 달라진 점이 있다. 단짝과도 같았던 염혜선-노란-이소영 트리오에서 이소영이 빠진 것이다. 함께 FA 자격을 얻은 이소영은 IBK기업은행으로 팀을 옮겼다. 노란은 "누구 한 명이 (컨디션이) 안 좋으면 다른 두 명이 먼저 다가와서 '우리가 더 해줄게'라고 말하며 서로를 격려했던 사이다. 그래서 (이)소영이가 빠진 게 조금 아쉽긴 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그래도 혜선 언니라는 든든한 기둥이 있고, 힘이 돼줄 좋은 선수들이 팀에 있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소영의 보상선수로 표승주가 새롭게 합류한 것도 노란에겐 큰 힘이다. 노란은 "(표)승주 언니는 고등학교(한일전산여고) 2년 선배다. 평소에 함께 뛰고 싶었는데 이렇게 같이 뛰게 돼서 기쁘다"라면서 "좋은 멤버들과 좋은 케미로 재밌게 배구하면서 더 높은 곳(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윤승재 기자 2024.04.1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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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스토브리그 개막...'최대어' 강소휘 등 FA 18명 공시

현대건설(여자부)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3~24 V리그. 바로 스토브리그가 개막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4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여자부 선수 18명을 공시했다. 협상 기간은 오는 17일까지다. 외부 FA를 영입한 구단은 18일 정오까지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하고, 해당 선수의 전 소속 구단은 3일 이내, 21일까지 보상선수를 선택하면 된다. V리그는 FA 등급제가 적용된다. 연봉 1억원 이상인 선수는 A등급, 연봉 5000만원∼1억원 미만인 선수는 B등급, 5000만원 미만인 선수는 C등급이다. 이번에 공시된 선수 18명 중 A등급은 13명, B등급은 5명이다.A등급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선수의 2023~24시즌 연봉 200%와 보호선수 6명 이외의 보상 선수 1명 또는 선수의 전 시즌 연봉 300%를 영입한 선수의 원소속 구단에 지급해야 한다. B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선수의 전 시즌 연봉 300%를 지급한다. 최대어는 역시 강소휘다. GS칼텍스의 에이스이자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다. 2023~24시즌 공격성공률(39.30%) 부문에서 '배구 여제' 김연경에 이어 국내 선수 2위에 올랐다. '소영 선배' 이소영도 3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그도 국내 리그 대표 아웃사이드 히터다. 올 시즌 부상 여파로 정규리그 첫 출전이 늦었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다시 부상을 당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공격력과 서브 리시브 그리고 리더십이 모두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다. 2018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황금 세대' 일원들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다. 신인왕 출신 정지윤,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박은진, 이주아가 대표적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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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PO 게임체인저 급부상' 정관장 OH 김세인 "강타 버텨낼게요"

정관장 4년 차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김세인(21)이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했다. 정관장은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PO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5-19, 25-23, 20-25, 25-15)로 승리했다.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가 30점,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25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PO 1차전에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린 정관장은 2차전 완승으로 이제 흥국생명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 외국인 듀오의 활약은 여전했다. 2차전 정관장 승리 원동력은 국내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교체였다. 1차전에서 박혜민이 맡았던 자리다. 그는 상대 주포 윌로우 존슨에게 연속 서브 실점을 하는 등 리시브가 흔들렸다. 원래 국내 레프트 자리는 캡틴 이소영이 맡고 있었다. 그가 지난 7일 GS칼텍스전에서 부상을 당하며 이탈한 탓에 백업 선수를 써야 했다. 이소영은 득점 기여뿐 아니라 수비와 연결에서 안정감을 주는 선수였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상대 감독님 귀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너스레를 보인 뒤 "오늘(2차전)은 (박)혜민이 대신 (김)세인이가 선발로 나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세인의 서브 리시브 안정감, 공격력을 치켜세웠다. 고희진 감독의 선택은 통했다. 김세인은 리시브 효율 64.71%를 기록하며 높은 수비 기여도를 보여줬고, 공격에서도 9득점하며 알토란 같은 지원을 해줬다. 매 세트, 승부처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특히 승리를 확정한 4세트, 스코어 6-4에서 왼쪽에서 공격을 성공했고, 8-4에서는 절묘한 플로터 서브로 상대 허를 찔러 득점을 올렸다. 고희진 감독은 경기 뒤 "상대가 분명히 박혜민이 나오는 걸 대비하고, (김)세인이의 공격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다. 빠른 대처를 잘 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건 모두 어렵다. 기본적으로는 (김)세인이가 너무 잘 해줬다. 왜 그를 트레이드로 데리고 왔는지 증명했다"라고 치켜세웠다. 경기 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김세인은 리시브효율 기록을 전해 듣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네요"라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선발 출전 소식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라고 돌아본 김세인. 그랬던 그는 이제 정관장의 챔프전 진출을 이끌 키플레이어로 떠올랐다. 김세인은 "PO 3차전을 앞두고도 상대 (서브) 강타를 잘 버텨낼 수 있도록 연습을 하겠다. 공격에서도 조금 더 기술적으로 갖춰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2단 연결도 잘 해서 (주포) 메가와 지아가 좋은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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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 선배'가 돌아왔다, 정관장 봄 배구 희망도 커진다 [IS 피플]

‘소영 선배’ 이소영(29)이 돌아왔다. 날개를 단 소속팀 정관장도 새해 2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정관장은 지난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V리그 여자부 3위 GS칼텍스와의 4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새해 2연승과 함께 승점 30 고지를 밟은 정관장은 4위 IBK기업은행(32점)을 승점 2차로 추격했다. 이날 정관장은 아시아쿼터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외국인 선수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 이소영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GS칼텍스를 압도했다. 세 선수 모두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41점을 합작했다. 이소영의 공격성공률은 38.46%로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블로킹 어시스트 3개와 서브 에이스 등으로 두 외국인 선수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이소영은 2라운드(지난해 11월)에야 복귀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막 돌아온 그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고,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16일 현대건설전에선 동료선수와 충돌해 뇌진탕 부상을 당했다. 그 사이 정관장은 3라운드까지 승점 24(7승 11패, 5위)에 그치며 봄 배구와 멀어졌다. 하지만 이소영이 4라운드 시작과 함께 복귀하면서 정관장도 날개를 달았다. 지난달 28일 흥국생명전에서 14득점 하면서 반등의 기미를 보인 이소영은 새해 첫날 열린 한국도로공사전에선 25점을 올리며 팀의 2024년 첫 승을 안겼다. 이어 이소영은 친정팀 GS칼텍스전 승리를 견인했다. 봄 배구 마지노선에 있는 3위 GS칼텍스(37점)와의 거리도 좁혔다.이소영의 별명은 ‘소영 선배’다. GS칼텍스 시절 무뚝뚝하면서도 다정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그는 주장 완장을 단 정관장에서도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 그리고 이소영은 2024년 새해 코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4.01.0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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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연경'에서 '미들 블로커 정호영'으로 쑥쑥

KGC인삼공사 정호영(22)의 실력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정호영은 지난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전에서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7득점을 기록,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인삼공사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9점을 뽑았지만, 승부처에서는 정호영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정호영은 1세트 21-17에서 속공과 블로킹 2개씩을 기록하며 팀의 연속 4득점을 책임졌다. 인삼공사가 1세트를 25-17로 따낸 가운데 이날의 승부처는 2세트였다. 인삼공사는 22-24로 뒤진 상황에서 정호영이 오픈 공격에 이어 상대 모마의 백어택을 가로막아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이어 정호영이 속공 득점을 올려 25-24,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다. 이어 이소영이 정호영과 함께 블로킹을 떠 모마의 백어택을 가로막으면서 세트 스코어 2-0을 만들었다. 인삼공사는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해 4위(승점 41)로 도약,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갔다. 정호영은 1m90㎝의 큰 키를 자랑한다. 선명여고 시절부터 '제2의 김연경'으로 불렸다. 뛰어난 체격에 실력까지 갖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19~20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인삼공사에 입단했다. 이후 정호영은 '제2의 김연경'이라는 수식어만큼 성장하지 못해 스스로 많은 부담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프로 입단 후 포지션도 고민거리였다. 고교 시절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뛰었지만, 파워와 리시브가 약했다. 프로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는 신장과 파워가 뛰어난 외국인 선수가 독차지한다. 때문에 정호영의 포지션을 놓고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와 미들 블로커(센터) 중 어느 쪽이 더 좋을지 프로 사령탑 의견은 엇갈렸다. 정호영은 2019~20시즌 데뷔해 레프트로 뛰며 총 20득점에 그쳤다. 미들 블로커로 변신한 2020~21시즌에는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시즌 첫 경기에서 날벼락을 맞았다. 정호영은 2021~22시즌 미들 블로커로 정착하며 총 152득점을 기록했다.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번 시즌 정호영은 한층 성장했다. 지난해와 같은 28경기를 소화한 현재 커리어하이인 270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3년간 올린 총득점을 가뿐히 돌파했다. 특히 1월 이후 출전한 11경기 가운데 8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1월 25일 흥국생명전에서는 개인 최다인 21점을 뽑았다. 미들 블로커로서 잘 자리 잡는 모양새다.차세대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로 손꼽히는 정호영은 이번 시즌 세트당 블로킹 0.620개로 6위에 올라 있다. 20대 신예 선수 중 가장 돋보인다. 블로킹 1~5위를 점령하고 있는 한수지(GS칼텍스·0.796개)-김수지(IBK기업은행·0.777개)-배유나(0.769개)-정대영(0.729개·이상 한국도로공사)-양효진(현대건설·0.714개) 등 베테랑 미들 블로커 뒤를 잇고 있다. 이 가운데 양효진과 김수지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해 세대교체가 절실하다. 정호영은 높이와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력도 좋다. 속공 부문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그는 레프트에서 센터로 전향한 팀 선배 한송이의 조언을 얻고 있다. 또한 전임 이형택 감독에 이어 고희진 감독까지 미들 블로커 출신 사령탑의 지도를 받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에는 내가 어느 정도 예측하고 블로킹을 만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3.02.14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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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이소영, 소영선배의 수줍은 미소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이 29일 오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렸다. 인삼공사 이소영이 입장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1.29/ 2023.01.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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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깨어난 특급 유망주...정호영 "코트 위에 있는 시간 행복해"

여자 프로배구 KGC인삼공사 미들 블로커 정호영(22)은 25일 출전한 흥국생명전에서 '인생 경기'를 펼쳤다. 고비마다 속공 득점을 해냈고, 상대 주포 옐레나의 스파이크를 수차례 가로막았다. 데뷔 뒤 한 경기 최다 득점(21점)과 공격 점유율(20.57%)을 기록하며 소속팀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5위였던 KGC인삼공사는 3연승을 거두며 4위로 올라섰다. 정호영은 4라운드 들어서 돋보이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일 GS칼텍스전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9개)도 경신했다. KGC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국내 에이스 이소영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은 팀이었다. 정호영이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덕분에 중앙 속공 득점도 많아졌다. 정호영은 제2의 김연경으로 기대받던 특급 유망주다. 빼어난 신체 조건(키 190㎝)으로 주목받았고, 고교 2학년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듬해 열린 신인 드래프트(2019~20)에서는 전체 1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하지만 데뷔 시즌 부족한 기본기와 신체 능력이 드러났고, 명확한 포지션도 찾지 못했다. 비시즌 동안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나선 두 번째 시즌은 개막전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됐다. 한동안 잊혔던 정호영은 지난 시즌(2021~22) 데뷔 뒤 가장 많은 경기(28)에 출전하며 재기했다. 속공 부문(성공률 46.15%) 4위에 오르며 미들 블로커로서 도약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올 시즌은 25일 기준으로 속공 2위(53.02%) 블로킹 9위(세트당 0.547개)에 올라 있다. 4라운드 득점은 양효진(현대건설) 김연경(흥국생명) 강소휘(GS칼텍스)에 이어 국내 선수 중 4위(82점)였다. 정호영은 "공백기가 있었지만, 조바심은 나지 않았다. 시즌을 통째로 날린 경험도 있고, 벤치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시간도 길다. 그래서 경기를 뛰고 코트에 서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흥국생명전 최다 득점은 (세터) 염혜선 선배가 공을 예쁘게 잘 올려준 덕분이다. 오히려 더 많은 득점을 하지 못해 아쉽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주전 세터였던 염혜선은 양효진, 한송이 등 리그 대표 미들 블로커들과 호흡을 맞췄다. 염혜선은 "그동안 호흡이 좋아졌고, 믿음도 쌓였다. (정)호영이는 (양)효진 언니만큼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도 "속공 시 조금 더 좋은 각도를 만들고, 이상적인 타점을 잘 찾아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하지만 정호영은 신체 조건이 좋고, 이해력이 빠른 선수다. 시즌 후반 순위 경쟁을 위해선 그가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정호영의 어머니는 실업팀 미도파에서 뛰었던 이윤정이다. 정호영은 "어머니도 칭찬보다 조언을 더 많이 한다. 인삼공사 경기뿐 아니라 리그 모든 경기를 파악하고 계셔서, 다른 팀 미들 블로커들의 장·단점을 메모까지 해서 알려주신다. 나에겐 큰 도움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령탑과 어머니의 든든한 지원 속에 쑥쑥 성장하고 있는 정호영. 그의 남은 시즌 목표는 더 많은 블로킹을 해내는 것이다. 그는 "아무래도 블로킹은 개인 능력이 발휘돼야 한다. 미들 블로커이기 때문에 공격보다 블로킹에 더 신경 쓸 것"이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3.01.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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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여전하지만, '빈틈' 보이는 흥국생명

공격력만큼 뛰어난 수비력은 김연경(34·흥국생명)을 '배구 여제'로 만든 힘이다. 큰 키(1m92㎝)에도 안정감 있는 서브 리시브 능력을 갖췄고, 리베로처럼 날랜 움직임으로 상대 스파이크를 걷어낸다. 김연경은 배구를 처음 시작했던 초등학교 시절 키가 작은 편이었고, 경기에 나서기 위해 수비력 향상에 매진했다고 한다. 잘 다진 기본기가 고교 시절 주전 공격수로 올라선 뒤 함께 발휘되며 남다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어느덧 30대 중반 나이가 됐지만, 김연경의 수비 능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2022~23시즌 두 번째 출전이었던 29일 대전 KGC인삼공사전(인삼공사)에서는 상대 주포 이소영의 오픈 공격을 수차례 막아내는 등 디그(스파이크·백어택 등 상대방의 공격을 받아내는 기술) 10개를 기록하며 철벽 수비를 선보였다. 세터 머리 위로 정확하게 보내는 서브 리시브도 돋보였다. 김연경은 지난 25일 치른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리시브 효율 25%·디그 12개를 해냈다. 공격력도 변함없이 날카롭다. 인삼공사전에선 14득점·공격 성공률 54.55%, 페퍼저축은행전에선 18득점·공격 성공률 71.43%를 기록했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오픈 공격이 위력적이었고, 넓은 시야로 빈 위치를 공략하는 연타 공격에선 노련미도 돋보였다. 김연경은 7개 구단 모두 두 경기씩 치른 29일 기준으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60%가 넘는 공격 성공률(62.78%)을 남겼다. 김연경은 전방위 맹활약을 보여주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그에게 빈틈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숙제를 확인했다. 김연경·옐레나에 이어 세 번째 공격 옵션으로 기대받는 아포짓 스파이커 김다은(21)이 리시브 난조로 흔들렸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열린 KOVO컵에서 한층 나아진 기량을 보여준 김다은은 V리그 홈 개막전이었던 25일 페퍼저축은행전에 선발 출전, 김연경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14점)을 해내며 활약을 예고했다. 그러나 29일 인삼공사전에선 2세트 초반 교체된 뒤 다시 코트를 밟지 못했다. 1·2세트 모두 수비가 불안했다. 특히 2세트 초반 흥국생명이 7실점을 하는 동안 서브 리시브를 세 번이나 실패했다. 두 번은 공이 떨어지는 위치를 판단하지 못해 손조차 뻗지 못했다.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전을 마친 뒤 14점을 올린 김다은의 경기력에 대해 "상대가 감다은에게 목적타(특정 선수를 겨냥해 서브를 보내는 전략)를 넣더라. 김다은의 서브 리시브는 아직 부족하다. 자신감도 더 생겨야 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김다은은 "언니(선배)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잘 버텨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불과 두 경기 만에 약점이 드러났다. 상대는 리시브 능력이 좋은 김연경에게 가급적 서브와 스파이크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리베로 김해란이 코트 곳곳을 커버할 수도 없다. 김다은은 흥국생명 다른 아포짓 스파이커·아웃사이드 히터들보다 공격력은 훨씬 좋은 선수다. 큰 키(1m80㎝) 덕분에 블로커 벽을 만드는 등 제공권 싸움에도 도움이 된다. 결국 흥국생명 경기력 향상은 김다은의 성장에 달렸다. 안희수 기자 2022.10.31 10:26
스포츠일반

흥 넘친 V리그 올스타전, 배구 열기로 달아오른 광주

3년 만에 열린 프로배구 '별들의 전쟁'으로 광주가 들끓었다. 도드람 2021~22 V리그 올스타전이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인해 2018~19시즌 이후 3년 만에 개최된 배구 올스타전은 입장권 2679장이 1분 만에 매진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광주는 올 시즌부터 리그에 진입한 여자부 '7구단' 페퍼저축은행의 연고지. 전반기 내내 뜨거웠던 광주의 배구 열기는 이날 절정을 찍었다. 배구팬은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여자부 김희진(IBK기업은행)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는 배구팬의 바람들을 직접 들어주는 '소원을 말해봐' 이벤트에 참석, 재치 있는 입담과 화려한 춤 솜씨를 선보였다. 특히 박정아는 지난해 열풍을 일으킨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미션곡으로 인기를 끈 '헤이마마' 안무를 능숙하게 선보이며 큰 박수를 받았다. 반면 김희진은 시종일관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해 웃음을 안겼다. 선수 소개도 흥이 넘쳤다. 경쾌한 템포의 음악에 맞춰 차례로 등장한 선수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코트 위에서는 항상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던 남자부 나경복(우리카드)은 익살스러운 율동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서재덕(한국전력)도 독특한 포즈로 뒤태를 뽐내며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전 행사 하이라이트는 '배구 여제' 김연경의 등장. 참석 여부가 알려지지 않았던 김연경이 장내 전광판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에선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날 대한민국 구기 종목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획득한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주역 7명을 초청,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2021~22시즌 중국 리그 상하이에서 뛴 김연경은 소속팀 일정을 마친 후 지난 10일 귀국했다. 김연경은 '대선배' 이순복 여사에게 꽃과 기념 유니폼을 전달한 후 포옹을 나눴다. 올스타전은 V리그의 축제. 김연경은 자신이 주목받길 원하지 않았다. 장내 아나운서가 최근 '발리볼월드닷컴'이 선정한 2021년 최고의 선수로 선정된 김연경을 향해 축하 인사를 전해 관중의 박수를 끌어냈지만, 김연경은 손 인사 후 별도의 인터뷰 없이 코트를 빠져나갔다. K스타(지난 시즌 기준 1·3·5위 팀)와 V스타(2·4·6·7위)로 나뉘어 치른 경기도 볼거리가 많았다. 팬들이 지어준 별명을 유니폼에 새기고 출전한 선수들은 득점이 나올 때마다 화끈한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여자부 올스타가 나선 1세트에서는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현대건설 소속 선수들이 빛났다. 센터 이다현은 세 번이나 단독 공연을 선보이며 끼를 발산했다. 레프트 정지윤은 인기 가수 비의 히트곡 '깡'에 맞춰 현란한 춤을 선보였다. 두 선수는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과 함께 준비한 합동 공연까지 펼쳤다. 혼성 경기로 펼쳐진 2세트는 외국인 선수들이 맹활약했다. V스타 엘리자벳(페퍼저죽은행)이 호쾌한 대각 오픈 공격을 성공하자, K스타 모마(GS칼텍스)는 남자부 외국인 선수 케이타(KB손해보험)와 러셀(삼성화재) 2인 블로커 벽을 뚫고 터치 아웃 득점을 만들었다. 남자부 올스타가 나선 3세트는 K스타가 15-12로 앞섰지만, 총점으로 승부를 내는 올스타전 규정에 따라 41-40으로 V스타가 승리했다. 세트 사이 열린 스파이크 서브 콘테스트에서는 이소영(KGC인삼공사)이 '서브 퀸', 조재성(OK금융그룹)이 '서브 킹'에 올랐다. 결승전에서 시속 91㎞ 서브를 꽂은 이소영은 개인 세 번째 서브 퀸에 올랐다. 조재성은 시속 121㎞를 기록했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는 남자부 임성진(한국전력), 여자부 이소영이 선정됐다. 가장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에게 수여되는 'Play of the day'는 호수비를 보여준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흥국생명)이 받았다. V리그는 지난해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여파로 리그 흥행에 타격을 입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하며 국민적 관심을 받았지만, 시즌 개막 후 여자부 IBK기업은행 항생 사태로 다시 한번 악재를 만났다. 어려움 속에서도 배구는 겨울철 최고의 인기 스포츠 자리를 지키고 있다. 광주 올스타전이 그 절정이었다. 광주=안희수 기자 2022.01.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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